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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동대학교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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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3 00:00:00

중국어학과 3학년  김연지

   중국 산동대학교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함께 수업 들으면서

나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친구들 나라에 대한 편견이 깨지고

다른 나라의 문화도 많이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내가 말한 답이 맞든 틀리든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선생님께서 틀린 점을 그때그때 고쳐줘

어학실력도 확 늘었다
 

특히 어학연수를 하면서 좋은 인연을 많이 만들었다.
자주 갔던 과일가게 사장, 언어교류로 통해 알게 된

중국 친구들, 같은 반 친구들,
재미있게 수업을 해주시던 선생님들,

중국 가정집 음식을 대접해준 친구의 언니,
항상 웃으면서 인사를 받아주셨던 숙소관리 아주머니와 아저씨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는 인연은

같이 방을 썼던 룸메이트이다.



사실 어학연수는 처음이라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의 여러 경험담을 들어보니 각각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고민 끝에 나는 학교와 집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반복하는 생활에 변화를 느끼고 싶었고 2학년 때가 적합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동기들과 함께 2016년 2학기에 중국으로 가게 되었다.

 

중국은 어학연수를 가기 전에 가족 여행으로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중국은 '큰 나라'라는 인상이 강했다. 왜냐하면 하루 종일 차 안에서만 지내다시피해서 허리가 나가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산동에서 산동대학교까지 가는 길에 엉덩이가 쑤셔서 죽을 뻔했다. 역시 중국은 크고 넓은 나라였다.

 

처음 산동대학교에 도착했을 때, 새롭고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컸었다. 중국어 실력도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두려움은 배가 되었다. 그래서 항상 여러 명이서 떼를 지어서 밖에 나가곤 했었다. 하지만 점점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가까운 곳부터 혼자 나가보기도 하고 단골 가게 사장님과 친해지면서 국경과 나이를 넘는 센스 넘치는 친구를 구하기도 했다.

 

중국 친구와 사진 한 컷을 남기고 있는 김연지(왼쪽)씨.

 

국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산동대학교에도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 친구를 사귀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그런데 이곳에서 같은 목표를 가진 외국인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다 보니 금세 친해져서 같이 밥도 먹게 되었다.

 

종강기념으로 반친구들과 함께 사진 한 컷을 남기고 있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친구들과 수업을 들으면서 나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의 나라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것은 물론 다른 나라의 문화도 많이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내가 말한 답이 맞든 틀리든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곳에는 모두 그렇게 했기 때문에 눈치 보는 일도 없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틀린 점을 그때그때마다 고쳐주셔서 내가 평소에 틀리던 부분도 금방 고칠 수 있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라는 로마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의 뜻은 ‘자기가  속하는 집단의 형식이나 틀을 따르라. 만약 다른 집단으로 가게 되면 다른 집단의 형식이나 틀을 따라야 한다.’이다. 중국어로는 入乡随俗인데 산동대에서 배운 다양한 사자성어 중 제일 기억에 남는 사자성어였다. 수업시간에도, 실생활에서도 자주 썼던 단어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처리가 늦는 경우가 많았는데, 친구 중 한명이 행동이 느려 뭐라고 했더니 하는 말이 入乡随俗였다. 그때부터 친구들과 농담할 때에도 入乡随俗~ 하고 넘어 가곤 했다.

 

중국에서 처음 산 영화표
 

나는 중국에 오기 전에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뭘 할지 계획을 짜놨었다. 그 중에 중국에서 영화보기가 있었는데, 마침 중국 친구가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고 해서 같이 보러 가게 되었다. 태국과 관계되는 영화였는데 내가 거의 못 알아들을 것 같았지만 나중에 인터넷으로 다시 본다는 마음을 먹고 영화관에 들어섰다. 영화를 보는 중 내가 농담을 듣고 웃는 것을 보고 중국친구가 깜짝 놀라했다. 아마도 그 친구는 내가 자막의 힘을 빌리고 있다는 것을 잊은 것 같았다. 초반에는 집중해서 보려고 자막을 뚫어져라 보고 귀를 기울인 탓인지 너무 피곤해서 끝날 때 즈음엔 잠들어버렸고, 나는 결말을 알지 못한 채 영화관을 나섰다. 다음에 중국에서 영화를 본다면 결말까지 볼 수 있도록 더 열심히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중국의 대학교는 쉬는 날이 없었다. 평일에는 물론 심지어 주말에도 행사 때문에 항상 학교 안이 북적북적했다. 유학생이 많은 덕인지 유학생들을 위한 행사도 많았는데 내가 참가한 행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경극체험이었다. 경극이라는 이름은 중국의 문화를 배울 때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마침 학교에서 경극을 무료로 볼 수 있는 행사를 한다고 해서 곧바로 신청했다. 처음 듣는 경극의 악기연주소리는 굉장히 신선했다. 하지만 들을수록 귀가 아파왔다. 경극의 분장은 분장만 봐도 중국느낌이 확 왔다. 멀리서 봤지만 화려하고 예뻤다. 내가 본 경극은 산동성 경극이었다. 중국에는 각 지방마다 다른 경극이 있다고 한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른 지방의 경극도 보고 싶다.

 

신정 때 중국 친구와 대묘에 갔다. 그런데 친구에게 무슨 일이 있어서 나 혼자 표사서 친구가 사는 태안(泰安)까지 가게 되었다. 택시를 타고 제남기차역에 도착했지만 표를 어디서 발권해야하는지 몰라서 이 건물 저 건물 오가며 헤맸다. 우여곡절에 발권했고 처음으로 중국 기차를 타게 되었다. 제남에서 태안까지는 까오티에로 약20분정도 거리라서 역을 놓칠까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태안에서 친구와 만나 대묘(岱庙)에 갔다.

 

 

대묘는 이름처럼 클 줄 알았는데 크지 않았다. 그래서 둘러보기에 수월했다. 대묘에서 쭉 올라가면 태산이 있다. 원래 태산을 올라가기로 했지만 이 날 눈이 많이 쌓여 있고 공사를 하는 중이라 버스운행을 중단해서 태산 오르는 것을 포기했다. 내가 너무 아쉬워하자 친구가 입구까지는 가보자고 했다. 입구에 도착했는데 벌써 태산 꼭대기에 도착한 줄 알았다. 나의 저질체력을 다시 깨닫고 태산은 체력을 좀 더 기른 후에 도전하기로 했다.

 

어학연수를 하면서 좋은 인연을 많이 만들어 갔다. 특별히 기억나는 인연은 자주 갔던 과일가게 사장님, 언어교류로 통해 알게 된 중국 친구들, 같은 반 친구들, 우리들이 이해하기 힘들어하면 천천히 재미있게 수업을 해주시던 선생님들, 중국 가정집 음식을 대접해준 친구의 언니, 같은 과였지만 친하지 않았던 선배들, 항상 웃으면서 인사를 받아주셨던 숙소관리 아주머니와 아저씨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는 인연은 같이 방을 썼던 룸메이트이다. 방을 함께 써서 생활의 대부분을 같이 했기 때문에 많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어서이다.

 

한학기라는 짧고도 긴 시간의 어학연수가 끝났다. 처음 중국에 도착했을 땐,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음식 때문에 귀국하는 날이 빨리 다가 왔으면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점차 생활이 익숙해지자 시간이 빨리 흘렀고 어느새 종강을 하고 기말고사까지 마쳤다. 중국 생활에 잘  적응이 되니 종강이 다가오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굉장히 아쉬웠다. 여기서 조금만 더 하면 중국어 실력이 확 늘 텐데, 자꾸만 욕심이 났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망설이지 않고 꼭 신청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