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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발(發) 대학교육 혁명! 경성대와 손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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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9 20:42:45

부산발(發) 대학교육 혁명   

 부산의 두 사립대학 손잡고 파격적인 대학교육 혁신 나서

동서대학교·경성대학교 ‘대학간 협력시스템 구축’ 합의
             

       (왼쪽부터)동서대 장제국 총장과 경성대 송수건 총장이 협정서에 공식 서명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양 대학의 장점 분야 조합해 학생들에게 최상의 교육서비스 제공

시설·강좌·교수진 공유해 중복투자 줄이고 지방대학 경쟁력 획기적 강화

수도권 수준 명품강의 부산서 듣는다



부산의 두 사립대학이 손을 잡고 파격적인 대학교육 혁신에 나섰다.


동서대와 경성대는 양 대학이 강점과 경쟁력을 가지는 분야를 중심으로 대학간 협력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최상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과 경성대 송수건 총장은 9월 8일 부산 롯데호텔 에메랄드룸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경성대-동서대 대학간 협력시스템 구축 협정서’에 공식 서명했다.

 

 

협정식에는 양 대학의 주요 보직교수들이 모두 참석해 협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날 협정식에서 장제국 총장은 “소모적인 무한경쟁에서 탈피해 동서대와 경성대는 발상을 완전히 바꿔 무한협력(無限協力)을 발전전략으로 채택했다”며 “조립(assembly)형 대학은 불필요한 중복투자를 줄이면서 학생들에게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새로운 대학교육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송수건 총장은 “대학마다 백화점식으로 모든 분야를 갖춰놓고 운영해갈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경성대와 동서대가 각각의 강점만을 조합해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합의한 협력분야는 ▲문화콘텐츠 특성화 ▲최고의 교양교육을 위한 리버럴아트 칼리지 공동설립·운영 ▲글로벌 프로젝트 ▲미래 첨단기술 공동연구센터 구축 ▲벤처창업 아카데미 운영 ▲대학원 전공교과 협력 ▲기독교 공동체 ▲대학 인프라 공유 등 8개 항목이다.


제일먼저 양 대학은 이달부터 인프라 공유부터 시작한다. 두 대학의 도서관·스포츠시설·공연장·전시실·공동기기센터 등을 개방해 양 대학의 학생·교수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했으며 스포츠시설 이용 때는 동등하게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공동 리버럴아트 칼리지 운영 분야에서, 초기에는 동서대·경성대의 스타 교수 강좌를 양 대학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해, 글로벌 차원의 교양지식을 습득하게 한다는 것이다.


해당 교수는 두 대학을 오가며 월요일에는 경성대, 화요일에는 동서대에서 똑같은 내용으로 강의를 하는 방식이다. 인터넷강좌인 e-learning 교양강좌도 공동으로 개발한다.


또 유명한 외부 강사를 공동으로 초빙해 강좌를 개설하기로 했다. 교양교육 성적은 ‘Pass/Fail’로 처리한다.


장기적으로는 양 대학이 핵심 교양강좌를 전문화시켜 공동운영하는 리버럴아트 칼리지 설립을 목표로 한다.

 

대학원전공 교과의 경우 공통 과목은 하나로 통합해 개설함으로써 비용을 줄이는 대신 양 대학 대학생원간 지식·연구활동을 공유해 학문적 발전을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양 대학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영화·연기·미디어·디지털콘텐츠·디자인 등 문화콘텐츠 특성화 분야에서는 교육·연구·제작기반을 공유해 최강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문화산업을 선도하기로 했다.

 

해외 유학생 유치나 해외 캠퍼스 건설도 공동으로 추진해 효과는 높이고 비용은 절반으로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동서대와 경성대는 학생들의 창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두 대학의 창업선도대학사업단을 연합해 운영하고 창업공간도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추진 실무책임자인 동서대 남호수 기획연구처장과 경성대 이남주 기획조정처장은 “대학등록금 동결과 대학입학 자원 감소로 대학들이 시설투자나 고가장비 구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학 간 협력을 통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영화영상콘텐츠 분야에서 고가촬영장비의 경우 대당 수천만원을 호가한다. 이들 장비는 대부분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서 오래 사용하기에 문제가 있다. 이런 고가 장비들을 서로 교대로 주기적으로 구입하여 공동으로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에게는 최신장비를 경험할 수 있게 하고, 더불어 이 분야에서만 투자효율화를 통한 연평균 5억원 규모의 비용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향후 추진
‘대학간 협력시스템 구축’ 합의에 따라 양 대학은 8대 과제별 태스크 포스(TF)를 즉각 구성해 2016년 2학기 동안 공동 교양교육 교류·글로벌 프로젝트 등 각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사항을 확정하고 2017년 1학기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들 8개 분야 외에도 학생 축제·체육대회·교내 경시대회(영어스피치대회 등)에도 상호 참여하도록 지원하고, 대외 공모전에는 양 대학 연합팀을 구성해 참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양 대학 관계자들은 “2017년 1학기에 실행한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추가협력사항이나 다른 대학으로 확대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두 대학 손잡았나
최근 학령인구감소와 대학구조조정 등으로 대학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것은 자명하다. 이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은 투자를 통한 발전에 손을 놓을 수가 없는 형편이다.


정부와 여론에 밀려 소극적인 대응보다는 대학이 주도적으로 합종연횡의 전략적 협력과 대안을 찾아 나설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양 대학의 협력시스템 구축은 이러한 상황에서 혁신적 돌파구로 볼 수 있다.


더하여, 경성대와 동서대는 기독교정신으로 세운, 즉 대학설립 이념이 같은 대학이다. 송수건 총장과 장제국 총장 간 공통점이 많은 것도 양 대학의 협력 합의에 이르는데 한몫을 했다.

 

양 총장은 미국 유학경험, 해외경험이 많아 국내 무대에 안주하기 보다는 글로벌한 비전과 미래지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송수건 총장은 서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주립대 행정학석사·박사학위를 받은 뒤 조지아서던대·웨스트버지니아주립대 교수를 역임하고 2011년부터 경성대 총장을 맡고 있다.

 

장제국 총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 정치학 학사·석사와 시라큐스대 법학박사에이어 일본 게이오대 정치학박사를 받은 뒤 일본 이토추상사 정치경제연구소 특별연구원, 몰렉스 동북아시아지역본부 총괄감사역을 역임했다.

 

양 대학 총장이 내건 슬로건도 비슷하다. 송 총장은 미래지향적인 정책과 캠퍼스 국제화에 중점을 두고 있고, 장 총장은 미래형 대학과 대학의 국제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송수건·장제국 총장은 지난 5월 만나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의 혁신이 필요하다. 우선 두 대학의 장점을 합쳐 시너지를 내보자”고 의견통일을 보면서 협력시스템 구축이 시작되었다.


이후 양 대학의 실무진이 만나 협의에 협의를 거듭해 협정을 맺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