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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유학생 멜린다 이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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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6 14:56:59

헝가리 유학생 멜린다 이스판


나는 단지 공부만 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은 아니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영원히 지속될


관계를 맺는 것이 내가 한국에 온 진짜 목적이다

 

 

 

장제국 총장 헝가리 명예영사 취임식에 초대받아 영광


유학생의 한명이 아니라 이제는 헝가리 특사 같은 느낌

장제국 총장이 10월 5일 헝가리 명예영사에 취임하면서 헝가리가 친밀한 이웃나라로 다가왔다. 그동안 헝가리는 멀리 떨어진 유럽의 한 나라로 인식되었지만 사실은 헝가리와 한국 간에 경제·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교류가 이어져왔다. 동서대에 유학 중인 헝가리 학생 멜린다 이스판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소감을 들어봤다.<편집자 설명>

이제까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8천여km 떨어진 나라를 찾아 그곳에서 장기간 머문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헝가리와 한국은 땅, 나라, 인종, 습관, 매너, 문화 등 여러 면에서 다르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두 나라는 비슷한 점도 많다.


헝가리와 한국은 국민성, 정서, 슬픈 역사라는 측면에서 공통적인 측면이 있다. 서로 상대방 국가를 방문해보면 비슷한 사고방식과 생활상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왜 한 헝가리 학생이 한국에서 공부하려 하는가. 한류가 많은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꼭 그 이유만은 아니다.

 


나의 경우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고 한국의 문화와 습관, 매너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사실 나는 헝가리에서 이런 한국의 문화를 꽤 많이 접해봤다. 요즘 헝가리에서는 한국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기회가 많다. 2008년부터 2013년 사이 헝가리 TV에서 대장금, 선덕여왕, 파스타 같은 한국 드라마를 방영했다.


물론 첫 번째 소개된 드라마 대장금이 큰 성공을 거뒀고 이후 4편의 다른 드라마가 더 방영되면서 헝가리 국민들이 한국의 전통문화와 대중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 시기에 부다페스트의 한 대학에서 한국학과가 개설되었고 이후 대학원 과정까지 생겼다.


2012년에는 부다페스트에 한국문화원이 오픈했다. 명성 높은 한국문화원은 한국어과정, 태권도, 전통음악, 현대음악, 댄스클럽 등 여러 과정을 헝가리 국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전시회·콘서트도 자주 개최되고 매년 한국영화제가 부다페스트를 비롯한 전국의 도시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헝가리에서 한국인을 만나는 것은 더 이상 신기한 일도 아니다. 헝가리와 한국 대학들 간 교류도 활발하고 헝가리를 찾는 한국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동서대는 부다페스트 인근 도시 고돌로에 위치한 성(聖) 이스트반대학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 사람들이 나의 조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또 헝가리 문화를 배우려고 하는 부분에 대해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부산에 헝가리 대학생이 있다는 것은 특별한 면이 있다. 한국정부 장학생에 선발돼 동서대 외국어교육원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는 헝가리 학생은 2명 뿐이다.


그 중 한명이 바로 나다. 부산은 공기와 교육환경이 좋고 부산이라는 도시는 정말 멋지다.


물론 한국 생활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헝가리와 한국 간에는 작은 차이들이 제법 있었고 특히 사회적 매너와 언어, 음식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나는 문화 수업과 한국인 친구를 통해 이러한 것들을 이해해 나가고 있다.


나의 목표는 어렵긴 하겠지만 외국인 학생으로서 한국 대학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며 나름대로 노력 중이다. 외국어교육원 선생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동아리 활동은 한국 대학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된다.


어느 나라 국민이든지 우리 모두는 특별한 존재이다.


처음에 나는 수많은 외국인 학생들 중 그저 한명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장제국 총장의 헝가리 명예영사 취임식에 초대받았고, 거기서 내가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 행사에 초대받아 영광스러웠고, 내가 한국에 오기로 선택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는지 이 행사를 통해 알 수 있게 됐다.


나는 이제 부산에서 일종의 헝가리 특사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여기에서 나는한국의 모든 것을 그저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한국 사람들과 헝가리 문화를 공유하고 싶다.


헝가리어와 한국어는 같은 계통이고 헝가리·한국의 고대 음악은 똑같은 5음을 기반으로 한다. 헝가리 음식도 일부는 한국 음식과 비슷하다. 두 나라 모두 외국에 오랜 기간 정복당한 역사가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우리는 같은 정서와 태도를 공유할 수 있다. 나는 단지 공부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은 아니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영원히 지속될 관계를 맺는 것이 내가 한국에 온 진짜 목적이다.